2005. 9. 30
오영준 입니다.
베트남 여행은 저에게 참으로 많은 경험을 하게 해줍니다.
지난 3주간의 여행이 중국에서의 2개월 보다 더 길게 느껴지는군요.
첫째로 저의 베트남 체류는 9월 25일 자로 만료 되었습니다.
현재 하노이에 머물고 있는데 법적으로는 무허가 체류인 셈입니다.
전에 동남아 최고의 여행지인 사파란 곳을 가기위해 코스를 잡는다고 했습니다.
거리가 너무 멀기에 그날 저녁에 바로 중국 국경근처의 도시인 사파로 가기위해 기차를 탔습니다.
10시간이 넘는 거리 입니다.
역에서 해발 1700의 도시까지 가기위해 6시간을 자전거를 끌고 오르막길을 올랐지만 경치도 좋았고,
사파의 현지인들 축제를 경험하는 기회도 가졌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인데, 본격적으로 험난하고 민가가 없는 코스를 가기위해 식량을 10일치 꾸리고
산으로 올라가는데, 도로도 엉망이고, 마침 베트남에 태풍이 와서 자전거도 웅덩이에 두세번
추락하더니 타이어 하나와 튜브 하나가 사망하고, 밤사이 텐트에서 자면서 비바람과 산사태로 인하여
생명의 위헙까지 느꼈답니다.
다음날 산사태로 더욱 엉망이 된 길과 밤사이의 공포로 인해 다시 하노이로 복귀하기로 했습니다.
역에 오니 철도도 태풍으로 인해 불통이네요.
어찌어찌 버스를 구해 탔는데, 무허가 차량이라 경찰검문에 걸려 차량이 통째로 경찰서로 끌려가고
다른버스로 갈아타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노이 복귀후 체류만료 기간에 맞추어 4일 만에 찾아간 국경 검문소는 내국인 전용이라 소장의 친필로
체류기간을 5일 연장하고 또 4일이 걸려 다음 국경 검문소로 갑니다.
( 하노이 근처 국경검문소는 다들 산골짜기 끝 산 꼭대기에 있더군요. 어찌 이리 국경을 정했는지.. 참나..)
가다가 또 태풍을 만나 길이 강물로 끊겨서 강가 민가에서 해금 연주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마을사람 한번씩 다 보러 옵니다.
근데 찾아간 검문소는 규모가 작아 라오스 비자발급이 안된답니다.
검문소에서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는 정보만 믿은 제가 바보이지요. 남쪽 두군데만 가능 하답니다.
결국 자전거는 검문소의 친해진 군 사무관에게 맏겨놓고
( 이사람들 레포트 쓰느라 제 이름 스펠링도 기억하게 되었답니다.
보고서만 한 10장은 쓰는거 같고 저도 체류기간 연장 사유서까지 썼습니다. 벌금 안내는 것만해도 다행이죠.) 다시 오토바이, 자가용, 버스를 이용해 하노이에 비자 발급을 위해 돌아온 상태 입니다.
한마디로 무모하고, 막무가내 이고, 몸으로 부딛치며, 돈 수없이 깨지는 삽질 자전거 여행의 본보기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덕분에 배운거 많고, 돈만 밝히지 않는 좋은 베트남 사람 많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두번의 태풍속에서도 꿋꿋이 버티어 주는 해금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어색한 공적인 검문소에서도 해금한번 연주해 주면 다들 저보고 뮤지션 이냐고 칭찬해 줄때는
부끄러워 몸둘바를 모르겠지만, 다들 자전거와 해금을 이용하는 저의 여행을 칭찬해 줍니다.
내일이면 라오스 비자가 나오는 현 시점에서 자전거 타이어의 여분이 없고, 현재 싸구려 타이어를
끼운 상태에서 원래 계획인 라오스 방문후 다시 베트남으로 올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만약 라오스 여행중 타이어가 또 터지면 바로 기차에 몸을 싣고 태국 방콕으로 가서 자전거 타이어를
구해야 되고, 그러면 베트남은 오질 못합니다.
저의 일기에나 쓸수있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저는 이 많은 경험을 할수 있는것 자체와
지금 이 시간에 대하여 고마음을 느낍니다.
- 3주 사이에 3번이나 방문한 하노이에서
오영준 -
추신 : 방금 시간이 남는 틈을 타섯 치과도 다녀 왔습니다.
왼쪽 어금니가 치료한지 오래되어 문제였는데, 베트남에서 아픔이 느껴지는 군요.
바로 신경을 죽여 버리는데 약까지 해서 15,000 원 정도 들었습니다.
이럴때는 정말 사회주의 만세 입니다.
Posted by Mr. 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