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gazine kor 25 2006. 11. 12 모헨조다로 유적은 세계에서도 가장 오래된 인류의 발상지중 하나 입니다. 유적옆에 있는 호텔에 짐을 놓고 유적 구경에 나섭니다. 그 기원은 4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금의 남부 이라크에 문명을
만든 인류는 해안선을 따라 동쪽으로 향하다가 인더스 강을 만나 이곳
모헨조다로에 이라크와 동일한 문명을 만듭니다. 인더스 강이 주는 비옥한 토지는 곡물재배를 용이하게 만들어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이곳에서 나는 쌀이 꽤 맛있습니다.) 아직도 10% 밖에 발굴이 안되었다고 하지만 규모도 크고 규격벽돌로 만든
거리등이 문명이란 단어를 쉽게 떠올리게 해줍니다. 텐트치고 캠핑이 된다는 현지인 말에 박물관장에게 이야기 했더니 위험하다며
방갈로를 저렴하게 준다고 이야기 하는군요. 오후에 호텔에서 짐을 옮기다가 사고가 났습니다. 박물관 인부들이 도와준다고
자전거를 막 움직이네요. '안되!!! 만지지 마!!' 우지직.. . . 아.. 트레일러 연결부위가 그들의 호의에 감사하며 부러져 버렸습니다. 자전거에 대하여 하나도 모르는 많은 현지인들. 호의 베푼다고 하다가
망가트린 것이 한두번인가.. 이번에는 크게 일 터트렸군요. 자전거가 트레일러와 연결이 안되니 달릴수가 없습니다. 휴.. 이걸 어떻하나.. 11.15 수리나 용접이 안되는 파트. 하지만 없으면 여행이 불가능한 파트. 꼼작없이 발목이 묶였습니다. 일단 트레일러 본사에 수리여부와 부품을 받기위해 인터넷을 시도하는 동안
모헨조다로에 머물기로 합니다. 식당이 영 아닙니다. 인터넷 하러 근처 마을로 가서 야채를 사다가
매일 밥을 해 먹습니다. 오전은 유적과 박물관에서 공부를 하고 오후는 마을로 나가 인터넷을 시도 합니다. 첫날은 지역 전체 정전으로 불가.. 두째날은 컴퓨터가 모두 망가져
있어서 직접 수리하다가 포기. 3일째가 되어서야 인터넷에 전화로 연결이 됩니다.
아.. 정말 오지 입니다. 본사에서 답변이 오기까진 못 움직이지만 유적 공부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박물관장은 내 개인 가이드가 되어 줍니다. 11.17 본사에서 부품을 보내준다는 답변이 옵니다. 예상 시간은 10일. 모헨조다로에서 기다릴까도 생각했지만 장기 투숙객이 되는 저를 곱게 보지 않는군요. 프랑스에서 조사팀이 온다며 방을 비워달라는 관장. 흑.. 돈 없는게 죄입니다. 또다시 경찰차에 실려 다음 목적지 '카라치'로 가기위해 근처 도시
'라르카나'로 이동합니다. 자전거 망가져 못 움직이는데 경찰이 있어서 아주 좋네요. 도시에 도착하자 마자 다시 달라붙는 경찰들. '나.. 내일 카라치 가. 버스로 가. 이 호텔에서 어디도 안갈께..' 이제 신드주 룰은 다 알았습니다. 경찰들에게 안심시킨후 그냥
가보라고 호텔에서 내보냅니다. 11.18 아.. 악몽의 날 입니다. 트레일러가 망가져 자전거로 이동 못하는 상황. 오토릭샤를 불러 짐을 다 밀어넣고 전 릭샤를 자전거로 따라 터미널로 갑니다. (릭샤가 작아서 자전거와 저까지는 못 탑니다.) 버스 지붕에 자전거를 올리고 남부의 끝 '카라치'로 이동합니다. 파키스탄 돈은 다 떨어지고 달러로 요금을 깎고 깎아 올라탄 버스.
저녁 6시가 되어서야 카라치에 도착합니다. (파키스탄은 ATM 사용이 극히 제한적 입니다. 외국인의 카드는
시티은행 밖에 안되는데 시티은행은 단 세 도시에 5개 정도의 ATM 만 가지고 있습니다.
이곳을 못 찾으면 카드는 무용지물 입니다.) 해는 저무는데 아는 호텔은 단 하나.. 유스호스텔. 낡은 아파트가 늘어선 기분나쁜 도심지를 가로질러 짐을 실은 릭샤를 죽을힘을
다해 전 자전거로 따라갑니다. 도착한 유스호스텔.. 직원이 날 맞이하는 태도가 좀 이상합니다. '여권 보여 주시오..' '여기..' '당신은 여기 머무를수 없습니다. 딴데로 가보십시오.' '왜요? 방이 없어요?' '카라치는 지금 위험합니다. 몇달전 한 여행자가 사고가 난 뒤로
우리는 외국인을 안 받습니다.' '웃기지 마시오. 여긴 국제 유스호스텔 인데 학생증 있는 날 안받으면 어떻합니까?' '미안합니다. 나가 주십시오.' 해는 지고.. 돈은 없고 짐은 산더미인데 자전거는 못 움직이고.. 아.. 이런 난관은 여행 처음 입니다. '그럼 경찰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소 전화한통화 합시다.' '여기서는 안됩니다. 나가서 딴데서 거십시오.' '여보쇼.. 밤도 어둑하고 난 오늘 처음왔오. 전화 한통화만 돈내고 쓰자는데..' '안됩니다. 나가 주십시오.' 휴.. '그럼 오늘은 이동하기 위험하니 하루만 자고 내일 새벽에 나가면 안됩니까?' '나가 주십시오. 미안합니다.' '그럼 내가 짐을 여기놓고 자전거로 다른 호텔을 알아본 다음에 짐을 가지러 오겠오.' '당장 나가라는데 왜 자꾸 다른말 합니까? 당신일은 우리 알바 아니오. 당장 나가시오!!' 서러운게 아니고 어이가 없는 냉대. 카라치 오면 대도시 이기에 호텔로 고생할것 같아 미리 알아본
유스호스텔이 이런 대우를 하다니.. 기가 막힙니다. '길거리에서 다시 릭샤를 불러 짐을 싣고 호텔을 찾아 나섭니다. 처음와본 도시.. 내 짐은 릭샤꾼이 딴마음 먹고 속력을 올려 달아나면
모두 끝입니다. 밤거리를 40km로 달리는 릭샤를 따라 자전거로 호텔 20 여개를 가보지만
모두 외국인 거절. 거절의 방법도 가지가지. 방이 없다. 로컬 호텔이다. 밤이 늦어 경찰에 보고를 할수없다.
옆 호텔로 가봐라. 등등.. 어느덧 3시간을 헤매고 밤 10시가 넘습니다. '아.. 안되겠다. 포기다. 더이상은 몸과 정신이 못 버틴다.' 여행자의 마지막 자존심을 버리고 별 3개의 고급호텔로 가자고 소리칩니다. 가격은 무려 1박에 3만원!! 여행 첫날 중국에서 호텔에 잔 이래 만원을 넘겨
자본적이 없는 나 인데.. 3시간을 안 도망가고 호텔을 찾아봐 준 릭샤에게 6달러를 쥐어주니 씩 웃으며
1달러 더 달랍니다. 아.. 악몽의 하루 입니다. 11.20 호텔은 고급이나 바늘방석이 따로 없습니다. 하루에 3만원!! 가난한
여행자의 심장을 후버 팝니다. 잡지사에 원고를 보내며 인터넷으로 알아본 카라치의 상황은 절망적 입니다. 잦은 테러와 납치,살인. 미국 영사관 폭탄테러도 3개월전 있었고 가끔
여행자가 묵는 호텔로 무장강도가 들어 온다는 곳. 거기에 9/11 테러이후 많은 아프간 난민들이 파키스탄 으로 밀려들었고
그중 대다수가 이곳 신드주에서 살며 마약과 무기거래로 삶을 이어 나갑니다. 이 혼잡함 속에 시민들은 타지역 인에게 극도록 경계하며 자기자신 만을 위해
살아야 하는 무법지대가 된 겁니다. 신드 정부는 호텔에 외국인이 묵으면 여권,비자,입국도장을 복사해 3개 기관에
당일로 신고하도록 법을 만들었답니다. 받아서 골치아프고 신경쓰이고 사고나면 큰 책임지는 외국인은 기피 1호인 겁니다. 나중에 알아본 정보로는 극히 일부의 저렴한 호텔이 받기는 하는데 가이드
북이 없으면 찾는것은 불가능 이더군요. 낮에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곰곰히 생각해 보지만 도저히 10일간 머물면서
소포를 기다릴 재간이 없습니다. 도시 사람들도 여간 쌀쌀 맞은게 아닙니다. 카라치 근처의 문화유산에 다녀오려 했으나 교통편도 모르겠고 모두들
나 몰라라 해서 포기 합니다. 영사관에 전화로 호텔문제를 물어 보았더니 무기 박람회로 호텔비가 비싸져서
그렇다는 엉뚱한 답변.. 휴.. 영사관 사람들이 하루 3000원 짜리 호텔을 자본적이 있을리가 없죠.
물어본 내가 바보. 국가 공무원이 원래 그렇죠. 파키스탄 관광청에 가서 답변을 요구했더니 하는말.. '옆 건물에 가시면 방명록과 호텔 리스트가 있습니다. 방명록에 그 문제를
적어 놓으시면 처리가 될겁니다. 호텔은 그 리스트를 참고 하십시오. 그쪽으로 가시지오.' '이보시오!! 내가 방명록하고 말하러 이곳에 온거 아니오. 당신들은 관광청의
직원들 아니오. 당신들이 모르면 누가 압니까?' 먼산만 바라보며 딴청 피우는 직원들. 자기 곤란하면 입 다무는 것은 파키스탄 인들의 특징. 아... 짜증 납니다. 11.21 호텔을 나와 100km떨어진 또 하나의 대도시 '하이드라바드'로 이동합니다. 이곳에는 싼 호텔이 있기를 바래는 마음 입니다. 현재 상황은 카라치와 하이드라바드의 사이에 있는 문화유산을 가야 하는 일. 망가진 트레일러 파트를 받기위해 한곳에 10일 이상 머물러야 하는 일. 다시 릭샤에 짐을 싣고 온 도시를 돌아다니며 호텔을 찾으나 마찬가지 입니다.
이 빌어먹을 신드주!! 한 호텔의 사장말이 일품 입니다. '당신 뭐요? 여권 보여주시오' '당신은 누군데 내 여권을 보여달라고 하오?' '여권을 보여주기나 하시오!' '당신이 경찰이면 보여주겠오. 당신 경찰이오?' '아니오..' '그럼 못 보여주오.' '그럼 볼일없오. 내 호텔에서 나가시오.' '당신이 주인이오? 여권 보여주면 이 호텔에 묶을수 있오?' '안되오.. 나가시오.' 와.. 타지역 사람에게 이렇게 냉대를 퍼붓는 신드주 사람들.. 속이 터집니다. 결국에 일이 터집니다. 좁고 공사로 난리통인 도시를 자전거로 다니다가 릭샤를 놓쳤습니다. 내가가진 짐은 모두 릭샤에 실려있고 내가 지금 가진것은 카드 한장과
카메라 한개, 그리고 여권. 릭샤가 혼잡스럽게 오가는 길가에 주저앉아 노란 하늘만 바라봅니다. '모든 짐을 잊어 버렸구나..' 난 내가가진 물질적인 모든것을 잊어 버렸건만 이곳 사람들은 이 이상한
여행자를 힐끔힐끔 바라볼뿐 저마다 갈길만 재촉합니다. 이 도시에서 전 죽어나가도 별 상관없는 이방인일 따름인 겁니다. 주저앉아 마음을 비워봅니다.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도 도와줄 이
없는것이 여행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있는 사실. '그래.. 그 많은 무거운 짐을 가지고 다니느라 이 고생이었어. 이제
모든게 없어졌으니 편하잖아?' '아직 나에겐 자전거와 카드와 여권이 있어. 적어도 한국으로 돌아가야할
정도는 아니잖아?' '짐이 없으니 자전거 여행이 날아가겠구먼.' 생각의 전환은 종이한장. 마음이 편해집니다. 여유를 찾고나니 해결의 실마리가 보입니다. 일단 다른 릭샤를 잡아타고 어딘지는 모르나 사라진 릭샤가 가려고 했던
어렴풋이 떠오르는 호텔이름을 대며 출발합니다. 골목길을 돌고돌아 한 호텔에 도착하니 그곳에 릭샤가 내 짐을 싣고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려 한시간 가량을 말이지요.. 사람들은 아직 인심이 남아있는데 점점 그것을 각박하게 만드는 곳이
신드주 같습니다. 이사람은 아직 인정이 남아있네요. 나 같으면 그냥 짐 들고 집으로 갑니다. 짐을 다시 본 순간 안도감과 다시 이 짐을 가지고 고생해야 한다는
아픔이 교차합니다. '인생의 짐은 버릴수도 없는 업보인가 보다..' 호텔의 이름은 '시티게이트'. 하이드라바드 에서 가장 비싼 호텔이며 유일하게 현재 외국인을 받는 곳 입니다. 가격은 35,000원. 카라치보다 더 비싸네요. 신드주는 돈은 돈대로 나가고 잘 풀리는것 하나도 없습니다. 이곳에서 돈 아끼는 것은 포기하고 빨리 다른 주로 가는것이 낫다는 판단이 듭니다. 또한번 여행자의 자존심을 버리고 100km 떨어진 문화유산에 가기위해
차량 렌트를 예약합니다. 다시 30,000원 소모. 일반 교통편 알아보는 것은 포기합니다. 11.22 비싼 호텔이 꼭 좋은것은 아닙니다. 식당에서 먹은 저녁이 체해서 밤새 설사로 잠을 설칩니다. '아.. 차량 예약 취소하고 하루 쉬어?' '아니야. 신드주에서 하루 쉰다고 나을리 없어. 빨리 문화유산 보고 탈출해야지.' 설사로 부서지는 몸을 약으로 달래며 렌트카에 오릅니다. 에어콘 빵빵한 도요타 '코로나'. 돈이 좋긴 좋습니다. 버스 한대 안보이는 험한 시골길을 잘도 달려 날
유적까지 데려다 줍니다. 인도 문화권의 마지막 문화유산 입니다. 사자한 왕이 세운 '지마 마스지드' 모스크 와 이슬람 문명중에 가장
큰 '코알리' 공동묘지. 이로써 무굴제국의 유산은 모두 보았습니다. '야!! 너 보려고 온갓 고생 다했다.' 몸이 아파서 제대로 집중이 안됩니다. 보는둥 마는둥 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옵니다. 아픈 몸이 아우성 치는 속에서도 기차역을 찾아가 다음날 파키스탄
여행의 출발지인 '라호르'행 표를 예매 합니다. 파키스탄 에서 내가 아는 유일한 안식처는 그곳밖에 없으니까요.. '하이드라바드' 에서 이란을 가면 버스로 16시간. '라호르' 에서 이란을 가면 버스로 30시간이 걸립니다. 파키스탄 중간까지 와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그래도 가야지.. 그곳에서 밖에 오래 머물수 있는곳이 없다.' 11.23 아직 설사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기차에 오릅니다. 생각보다 깔끔한 기차. 인도와는 딴판입니다. 모두 중국제 이군요. 파키스탄과 중국은 요즘 긴밀한 관계에 있답니다. 기차는 내가 몇주간 달려온 길을 잘도 거슬러 올라갑니다. 내가 잤던 주유소도 스쳐 지나가고, 토론을 벌였던 대학교도 지나갑니다. 이럴거면 뭐하러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지.. 허탈함이 무겁게 마음을 내리 누릅니다. 10시간의 여행끝에 다시 출발점으로 복귀. 세번째 방문인 '투어리스트 인' 호텔에 다시 짐을 풀어 놓습니다. '아.. 다 귀찮은데 그냥 다시 인도로 넘어가 그녀나 만날까..' 파키스탄의 남부 '신드주' 이제 쳐다보기도 싫어요.
Posted by Mr. OH